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홍유석)은 전기정보공학부 서종모 교수가 10월 9일 열린 세계인공시각학회(The eye and the chip 2023: World congress of artificial vision)에서 서울인공망막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세계인공시각학회는 시각장애인의 시력 회복을 위한 인공시각장치와 이를 위한 시각 연구의 최신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서 교수는 이날 학회에서 장기간 생체 내 작동이 가능한 새로운 재질의 인공망막장치를 소개했다.
눈에 들어온 빛은 망막의 시세포에서 신경전기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을 통해 대뇌 시피질로 전달된다. 인공시각장치는 시세포가 손상된 시각장애인들에게 남아있는 시각 신경계 세포들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반짝이는 빛 점을 느끼게 만들고, 여러 곳을 동시에 자극해 여러 개의 빛 점을 만들어 줌으로써 형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다.
눈에 시술하는 인공망막과 시피질에 시술하는 시피질 자극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며, 수 년 전 미국 세컨드 사이트(Second Sight)의 아구스 II(Argus II)와 독일 레티나 임플란트(Retina Implant)의 알파 에이엠에스(Alpha AMS)가 국내 언론에도 소개됐으나, 높은 가격과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 짧은 수명으로 회사와 제품 모두 사라졌다.
서 교수가 제안한 기술은 10년 이상 생체 내 작동이 가능하고 수술이 쉬운 인공망막인데, 환자의 안구 모양과 크기에 맞춰 수술 관련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서 교수는 “인공망막은 매우 정밀하고 작은 전자기기를 깨끗한 체액이 차 있는 눈 속에 심는 것”이라며 “휴대전화를 바닷물 속에 넣어놓으면 얼마나 버틸 수 있나. 연구자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인공망막을 위한 소재와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기존 연구들이 성공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첨단 재료와 초미세 제작 기술이 나오고 있어 머지않아 인공와우처럼 인공망막을 수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시력을 잃었을 때 내 눈에 심을 것인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때, 서울인공망막을 환자들에게 소개하고 시술할 것”이라며 “시술 비용도 억대가 아닌, 인공와우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서 개발되고 있는 ‘서울인공망막’은 기존 연구들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첨단 소재를 사용했고, 자극을 위한 회로 역시 기존 제품 회로의 크기보다 50% 이상 줄였지만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아직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