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 중 30%는 소청과 전공의가 없어 내년 소청과 진료 대란 발생이 될듯하다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강남세브란스뱡원)이 1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진료 현황을 소개했다.
김지호 이사장은 "소청과 전공의 기피 현상에 주간 진료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며 정부를 향해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김 이사장은 벼랑 끝에 몰린 소청과 현실에 우려감을 표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경고했다.
김지홍 이사장(소아청소년의학과, 세브란스병원)은 내년에 120명 소청과 전공의가 나가고, 그 이후 3학년 및 4학년이 100여 명이 동시에 졸업하면 전공의 공백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예전에는 전공의가 1년, 2년, 3년, 4년차 합쳐 800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3년간 전공의 지원이 매년 50명도 채우기 힘든 상태"라며 "2024년부터 4년제에서 3년제도 수련기간이 축소된다. 2025년에는 4년차가 없어진다. 결국 1년, 2년, 3년차 모두 합쳐 150명만 수련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전국의 환자를 150명 전공의가 담당해야 하며, 나머지는 교수와 전문의들이 커버해야 한다"며 "그 결과 인건비가 엄청나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수가 보전이 없어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에 소청과 전문의를 위한 수가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수가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소청과 전문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현재 전문의 역량 제고 일환으로 올해 처음 술기 핸즈온 워크숍 개최와 상담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소아청소년 심층상담 수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소아 보호자에 대한 상담 행위 비용 지불이 없었지만 비용지불이 시작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학회 차원에서 전문의 역량 강화에 집중해 의료 질을 향상시켜 수가 인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교수들이 공백을 메우면서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내년에는 전공의가 대폭 줄어들어 전국 수련병원 30% 정도는 주간 병동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날 정부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후속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흡한 부분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가 소청과 의료체계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있고, 어느 정도 골격은 갖춰져 있지만 현재 문제를 타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전공의가 유입될 수 있는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소청과 의료 인프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재정지원 확대와 획기적인 지방 가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청과학회는 (가칭)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성육의료법'을 제정해 저출산을 포함한 아동과 관련 정책 사령탑인 '아동가정청'을 만들었다.
김한석 기획이사(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장)는 "우리나라도 소아 건강을 위해 '(가칭)어린이건강기본법'을 제정해 아동 건강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 대책에서도 수도권과 똑같은 대안이 나오면 안 된다"라며 "지방에서도 전공의가 유입될 수 있도록 더욱 특별한 보상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원 정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복지부 내에 소아청소년 보건정책 전담부서를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청과학회는 올해 초 (가칭)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을 위해 TF를 구성하고, 지난 7월 대국민 대상 포럼을 개최했으며, 앞으로 대국민 인식 전환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