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이동호)은 동물실험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과민성장증후군 치료 효과와 성차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김나영 교수 최수인 선임연구원 남령희 연구원 이동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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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교수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 이에 적합한 균주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김 교수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경구 투여해 장내 환경 및 배변의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를 구강 투여하면 장내 점막과 점막하층에 분포, 스트레스 노출 시 그 수가 증가하며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 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 증상이 개선됐으며 특히 수컷 쥐에서 이러한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분변의 세균총을 분석했을 때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무너진 항상성(생물이 최적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 역시 수컷 쥐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한 장에서 유래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체내에 투여 시 유익한 효과가 있는 살아있는 미생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해 의미가 깊다.
▲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투여에 따른 비만세포(mast cell) 변화.
과민성장증후군 유사 증상을 겪는 쥐(WAS, 가운데 막대)에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투여 시(WAS+R22-12-24, 오른쪽 막대)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는 비만세포의 수가 크게 감소하며, 이러한 경향은 수컷(Male, 파란색) 쥐에서 두드러지는 결과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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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교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 효과 뿐 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에 있어서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해 수많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팀의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게재됐다.
한편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이나 해부학적 이상 없이 주로 식사 이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고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습관에 이상을 보이는 만성적 증상의 집합을 말한다.
전체 한국인의 10% 가량이 겪을 정도로 흔한 과민성장증후군은 긴장하면 배가 다소 아픈 체질 정도로 오해받기 쉬우나 실제로 이로 인해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환자들은 평생에 걸쳐 시도 때도 없는 복통과 급한 설사로 인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 등에서 큰 지장을 느끼고 장거리 운전이나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일상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특히 과민성장증후군은 스트레스, 염증, 장-뇌 신경계 이상, 장내세균 불균형 등이 유병률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확실한 치료법도 마땅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