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이 8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복귀 전공의들은 복귀 조건으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외에도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 등을 선행 조건으로 달았다.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 20명에 사직 이유와 수련 환경에 대한 의견, 복귀 조건 등을 물은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필수의료과 2년차 전공의는 '복귀를 위해서는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수련을 하며 기소당하고 배상까지 하게 된 선배와 교수님들을 많이 봤다"며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른 필수의료과 전공의 또한 "환자 사망을 포함해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는다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전공의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 권한이 보장된다면 다시 돌아가겠다"거나 "업무개시명령으로 대표되는 전공의 강제노동조항을 없애지 않는다면 아무도 수련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대통령 사과는 어렵더라도 실무 책임자이자 망언을 일삼은 복지부 차관은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거나 "전공의 수련 이후 38개월이라는 군의관 복무 기간을 현실화해야 한다" 혹은 "업무강도와 난이도가 높은 과목에 알맞은 대우가 필요하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전공의들이 꼽은 수련 포기 이유로는 ▲정권마다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의사가 악마화될 것 같아서 ▲정부와 환자가 사명감이나 희생을 강요해서 ▲수련 환경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아서 ▲필수의료 패키지가 통과되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의미 없을 것 같아서 등이 언급됐다.
류옥하다 씨는 지난 2일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에게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단행동을 벌이는 전공의·의대생의 96%는 의대 입학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66.4%에 해당하는 1050명은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93.0%·복수응답)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 인상(82.5%) ▲복지부 장·차관 경질'(73.4%) ▲전공의 근무시간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